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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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가을 Volume 35 #2

2024년 봄 Volume 35 #1

2023년 가을 Volume 34 #3

2023년 봄 Volume 34 #2


2023년 봄 #2카리스 2목장

장미선 집사



내가 생각하는 우리 카리스 목장의 이미지는 우산 같은 목장, 양산 같은 목장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느닷없이 쏟아지는 소낙비를 만날 때도 있었고, ‘평안하다. 안전하다.’라고 할 만큼 따스한 햇살 같은 날도 있었다. 그러는 가운데 매번 2주마다 한 번씩 목장 모임을 할 때, 우리는 목자, 목녀님이 만들어 주시는 은혜의 밥상 앞에서 아낌없이 먹고 마시면서 양산 아래에서 웃었던 일들이나 우산 아래에서 떨었던 일들에 대해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았었다. 고민도 나누고, 기쁨도 나누고, 기도 제목도 나누며 소리 높여 찬양도 하다 보면 시간이 후루룩 지나 “어머나! 벌써 시간이!!!”하고 서로 놀랄 때가 많았다.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하여 처음 목장에 소속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던 나의 우산 아래에서의 시간 동안, 목장 식구들은 기도로 맛있는 음식들로 나를 찾아와 주고, 카드에 담긴 격려와 응원가로 힘을 실어주었을 때, 내 칙칙한 우산은 접히고 화려한 나비가 새겨진 양산이 쫙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교회가 크고 성도들이 많으면 서로가 데면데면해지기가 쉬운데 목장 모임은 그 낯섦을 익숙함으로 연결해 주는 역할을 잘 감당하는 것 같다. 같은 목장 안에 늘 머물게 하지 않고 2년마다 새로운 멤버들로 묶어주시니 몇 년이 지나야 이 많은 성도들과 한 목장에서 서로를 알아 갈지 모르겠다. 하지만 목자와 목녀로 부르심을 받은 분들의 수고로운 섬김과 각종 교육 프로그램은 우리 교회 공동체를 위로 아래로 또 옆으로 튼튼하고 건강하게 세워져 가게 하는 것 같다.

아름다운 꽃들, 곧게 자라는 나무들, 튼실한 열매들까지 미리 보면서 스스로 거름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 성도들이 여기저기 참 많이 보인다.

카리스 목장 안에서 함께 지냈던 목원들과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 가까워지니 섭섭하다. 그렇지만 새로운 목장에 대한 기대 또한 목이 늘어지게 한다. 카리스 목장에서 행복했던 한해였고 감사와 위로, 그리고 마음의 상처까지 치유로 덧입혀진 교회 생활과 목장 모임이었다.